[제3심] 대법원 2026. 1. 15.자 2025다217996 판결 (원고 승소)
[제2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9. 18. 선고 2024나67748 판결 (원고 승소)
[제1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11. 19. 선고 2021가단208219 판결 (원고 패소)
장해지급률이 80% 이상인 고도장해의 경우 보험사는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계약 전체를 소멸처리하는 약관조항(효력상실조항)이 있었는데, 위 약관조항은 약관의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에 해당하고, 보험사가 위 약관조항에 관하여 설명의무를 위반한 경우 위 약관조항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삼을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확정됐다. 위 약관조항에 관한 대법원 첫 판결이다. 심리불속행 기각이어서 대법원이 구체적으로 판시한 내용은 없지만, 제2심판결의 내용이 그대로 확정됨으로써 하나의 선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위 약관조항은 2010. 4. 약관 개정으로 삭제된 것이지만, 그 이전에 가입한 보험에는 여전히 살아 있는 조항이어서 여전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판결이다.
이 사건은 사망보험금이 600만 원에 불과하여 보험사로서는 피보험자가 장해지급률 80% 이상이 되면 사망보험금 600만 원만 지급하고 보험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키면 되므로, 그 이후부터는 더 이상 입원비 등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는데,
보험사는 피보험자의 진료기록을 보고 장해지급률이 80% 이상에 해당한다 이유로 사망보험금으로 600만 원을 지급한 후 보험계약이 소멸되었다는 이유로 더 이상의 보험금 지급을 중단한 사건이다. 이에 보험계약자는 이 사건 보험계약이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보험계약존재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본 변호사도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는 이 사건 약관조항의 효력이나 설명의무의 대상인지 여부에 관한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정을 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사건 수임을 거절하였는데, 의뢰인이 적극적으로 다투어보고 싶어하였기에 결국 이를 수임하여 수행한 사건이다.
소송을 제기하여 대법원판결을 받기까지 5년이 걸렸다. 그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제1심은 패소하였는데,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즉시 항소하였고, 항소심은 1회 변론기일에 종결하고 판결을 받았는데 결과는 제1심을 뒤집고 승소하였다. 우리 측이 주장하는 법리에 자신이 있었지만, 재판이라는 것이 섣불리 예단할 수 없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보험사는 소송대리인을 바꿔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였고, 결과는 심리불속행 기각이었다. 내심 대법원이 법리를 확인해 주는 판결문을 써 주기를 기대하였으나, 승소한 것으로 만족!!
이번 판결로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한 선례가 생겼으니, 앞으로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하여 다투는 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당초 이 사건 약관조항과 관련한 원고의 주장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이 사건 약관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여 무효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설령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설명의무위반으로 이 사건 약관조항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원고는 이를 선택적으로 청구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어느 하나라도 인정받으면 승소하는 것이었는데, 재판부는 이 사건 약관조항을 무효로 판단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설명의무위반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약관조항은 이를 무효로 판단하더라도 전혀 무리가 없는 약관이다.
보험계약자나 보험수익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고 불합리한 보험약관은 처음부터 등장할 수 없도록 하면 좋을 텐데⋯. 현실은 사적자치의 원칙이라는 이름 하에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보험약관을 만들도록 방치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보험계약자 측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것이 문제다. 잘못된 약관에 대해 다투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다보니 잘못된 약관을 바로잡는 일은 쉽지 않다.
보험사는 보험에 관한 전문가이고 반면 보험계약자는 보험에 관한 문외한이다. 보험계약자는 영원한 약자일 수밖에 없나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