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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신문] [단독] '사이비 지배인'의 탈법적 소송행위 다시 '꿈틀'... 서울변회 "시정공문 발송, 실태조사 착수" (2022. 7. 6.자)

박기억 2022.08.12 조회 73


상법상 지배인 아님에도 지배인 등기 후 소송수행 전념 시켜

30대 그룹 대상 실태조사 실시키로… 형사고발 등 조치 예정


가장(假裝) 지배인을 활용한 탈법적인 소송수행이 최근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현행 법은 비(非) 변호사에 의한 소송행위를 금지하지만(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기업의 본부장이나 지점장 등 '상법상 지배인'에 의한 재판상 소송대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한다(상법 제11조 1항). 상법상 지배인은 자신의 업무영역에서 의사결정권한을 가지며 대외적으로 영업주를 위한 재판상·재판외 활동을 할 수 있다.

가장 지배인은 정상적인 지배인이 아님에도, 지배인으로 등기만 해놓은 사람을 의미한다. 일명 '사이비 지배인'이라고도 불린다. 보험사·채권추심업체 등 소액사건이 많은 일부 기업들은 변호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소속 직원을 지배인으로 등기한 뒤 소송 업무를 전담시키는 '꼼수'를 사용한다. 하지만 가장 지배인의 소송수행은 권한 없는 '무권대리'로서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는 최근 이같은 가장 지배인에 의한 소송행위가 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관련 기업에 공문을 보내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즉각적인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변회는 공문을 통해 "가장 지배인은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가장지배인의 재판상 행위는 소송 결과를 무효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근 많은 기업이 '위법적으로' 가장 지배인을 두고 기업 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제보가 다수 접수됐다"며 "ESG와 함께 준법 경영이 중시되고 있고, 새 정부에서도 준법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가장 지배인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가장 지배인에 대한 형사상 고발 조치를 비롯한 시정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추후 한국 대표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인 가장 지배인 실태조사에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가장 지배인이 수행한 소송은 승소하더라도 무효가 돼 오히려 가장지배인을 둔 회사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각 기업에서도 이러한 위험을 방지할 필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근절하는 데 적극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과거에도 가장 지배인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2014년 6월 변협에서 실시한 '상법상 지배인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변호사 135명 중 58%는 "법정에서 가장 지배인으로 의심되거나 확인된 사람을 만났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재판장이 지배인 대리권을 확인하지 않는 사례도 67%에 달했다.

특히 소가(訴價)가 작은 사건에서는 가장 지배인을 두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목격담이 많았다. 설문에서는 △회사 직원이 민사소액사건 위임장 들고 와서 재판에 참여한 사례 △건설사를 상대로 한 공사대금 청구 소송이나 보험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가장 지배인이 소송을 전담하는 사례 △금융기관에서 간단하고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소송에 직원을 대리인으로 등기해 처리하는 사례 △카드회사, 채권추심회사 등에서 법률적인 지식이 조금 있는 사람들을 지배인 등기해 사건을 맡기는 사례 △미국변호사가 가장 지배인으로 소송 수행을 하는 사례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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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각급 법원에 제기된 민사 본안사건 중 상법상 지배인 자격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은 2009년 1만 5566건, 2010년 1만 1875건, 2011년 1만 321건, 2012년 1만 4075건, 2013년 2만 2683건이었다. 2014년 5월까지 건수는 1만1348건으로, 2만 건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변협에서는 2014년 9월 23일 '상법상 지배인제도 개선에 관한 토론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발제를 맡았던 박기억(사시 38회) 변호사는 "소송 담당 지배인은 법률전문가가 아니므로 회사에서 요구하는 많은 사건을 다루면 소송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며 "가장 지배인의 소송 관여는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범죄 행위일 뿐 아니라 회사 이익에도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홍엽(사시 20회) 변호사도 "법원은 지배인 등기가 된 사람이 실질상 지배인인지, 가장지배인인지를 밝히는 데 소극적"이라면서 "법원의 관심만으로 상당 부분 가장 지배인을 걸려낼 수 있으므로 법원의 단호한 대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첨부파일 : 상법상 지배인제도 개선에 관한 토론회 자료집.pdf
2014년 대법원은 재판 진행 시 가장 지배인의 출석 여부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일선 법원에 촉구했으며, 서울변회도 같은해 10월 한 보험회사의 가장 지배인 18명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같이 가장 지배인이 논란의 중심이 되자 ㈜삼성화재해상보험와 ㈜동부화재해상보험은 곧바로 논의를 거쳐 소송 전담 지배인 시스템을 중단했다. 당시 삼성화재는 소속 지배인 26명을 전원 해임했고, 동부화재도 지배인들의 등기를 말소시켰다.

실제로 비(非)변호사인 등기 지배인을 변호사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하거나(78도2131, 2012노2390, 2010노88 등) 가장 지배인이 진행한 사건에 대한 부적법 각하한 사례도 많다(85가단6904, 85가단5402, 2007가합13006, 2009나29570).

김정욱 회장은 "지배인의 실체를 갖추지 않고 오직 소송 편의만을 위해 무자격자가 지배인으로 등기하여 소송을 수행하는 경우, 법률 전문성이 없는 자의 잘못된 소송 수행으로 인해 해당 법인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사자 피해뿐 아니라, 민사소송법상 변론주의, 처분권주의 원칙 실현을 저해하고 소송지연의 원인이 된다"며 "가장지배인에 의한 탈법적인 소송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변호사법 위반행위로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는 상법상 지배인의 소송대리 예외 규정이 촉발한 폐해이며 비변호사에 의한 법률행위가 양산될 수 있는 폐해가 변리사법은 물론 모든 직역관련 입법 영역에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변회는 조만간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가장 지배인 운용관련 실태조사를 준비 중이며, 향후 형사고발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혜령 기자 

출처 : 법조신문(http://news.koreanba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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