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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산)] (산재사고) 부제소합의의 효력을 부인하고 공사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승소한 사례

박기억 2023/03/26 조회 301

한국에 들어와 일하던 중국동포가 산재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공사업체가 3개월치 병원비만 지급하고 합의서를 받아간 후 나머지 치료비 등 손해배상을 거부하였고, 이에 소송을 통해 승소한 사건~~

 

서울동부지방법원 2023. 2. 16. 선고 2019가단161321 판결, 손해배상()

 

<사안의 개요>

 

중국동포인 원고가 하수관 구조물 설치공사에 투입되어 일하던 중 갑자기 토사가 붕괴되면서 원고의 하체를 덮쳐 원고의 양쪽 다리 대퇴부 등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원고는 급히 병원으로 실려가 1차 수술을 받고 계속 입원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공사업체(피고)는 병원비조차 내주지 않았다.

 

원고가 병원측으로부터 병원비 납부를 독촉받고 공사업체에게 병원비를 납부독촉이 있다고 알리자 공사업체(피고)는 차일피일 미루다가 3개월 여 지났을 무렵(2016. 3. 15.) 현장소장이 병원에 찾아와 당시까지 병원비(환자 본인부담금)을 알아본 후 원고에게 당시까지 본인부담금으로 나온 병원비 6,991,970원을 지급해 줄테니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하였고, 원고는 한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합의서에 서명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 공사업체는 원고에게 병원비 6,991,970원을 송금해 주었다.

 

그 후 원고는 추가로 수술을 더 받았고, 3년 반 가량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공사업체는 이미 합의금을 지급하였으니 향후 치료비나 위자료, 후유장해에 따른 손해 등에 대하여는 나몰라라 하는 상황원고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할 정도로 심한 후유장해가 남아 더 이상 일 할 수 없는 상황인데...

 

하여튼 원고는 산재보험으로 기본적인 요양급여와 장해급여 등을 지급받았지만, 산재보험은 손해의 일부만 전보해 주는 것이라 나머지는 공사업체가 배상해야 하는데, 공사업체가 부제소합의를 이유로 나머지 손해배상을 거부하기에 원고는 공사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함.

 

<피고(공사업체)의 항변>

 

원고는 본 합의 후 을(원고)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갑(피고) 또는 상기 건과 관련한 어느 누구에게도 추가 보상금을 요구할 수 없으며, 형사 및 행정상의 이의를 제기치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합의서에 서명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송은 부제소특약을 위반해 각하되어야 한다.

 

<원고의 재항변>

 

원고가 위와 같은 합의서에 서명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 합의가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손해의 범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졌고, 원고는 중국동포로서 위 합의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합의서에 서명한 것이므로 위 합의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법원 판례를 제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가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고 그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진 때에는, 그 후 그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여 다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다만 예외적으로 그 합의가 손해발생의 원인인 사고 후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손해의 범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후발손해가 합의 당시의 사정으로 보아 예상이 불가능한 것으로서, 당사자가 후발손해를 예상하였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합의금액으로 화해하지 않았을 만큼 그 손해가 중대한 것일 때에 한하여, 당사자의 의사가 이러한 손해에 대해서까지 그 배상청구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다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63176 판결, 대법원 2001. 9. 4. 선고 9942797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또한,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217151 판결 등 참조).

 

 

<법원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합의금을 6,991,970원으로 하고 위 합의금에는 모든 병원치료비 및 입원비요(후유증 포함), 휴업급여, 위로금 일체를 포함하는 것으로 하며, 모든 보상금이 포함된 것으로 원고는 자유의사에 따라 모든 정황을 숙지하고 인지한 상태에서 작성한 것으로 어떤한 명분으로도 피고 또는 누구에게도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된 사실이 인정되고 6,991,970원이 지급된 사실을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위 합의서의 기재에도 산재처리 후 치료비 중 본인부담금을 피고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던 점, ~~~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중국어를 주된 언어로 사용하고 보호자도 중국어를 사용하여 일상 생활에서는 통역이 필요한 정도였는데 이 사건 합의서는 포괄적으로 원고의 권리를 포기하는 내용이 법률용어로 기재되어 인쇄된 형태로 작성된 점,

 

이 사건 합의서 작성시 원고에게 그 구체적 의미를 알려줄 통역이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합의금으로 지급된 금액인 6,991,970원은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후 입원치료를 받으면서 선택진료비 등으로 본인이 부담해야할 비급여 항목 치료비로 2016. 3. 16. 당장 지급이 필요했던 금액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원고는 당시 1차 수술정도만 받아 자신의 상황이나 후유장해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이 인정되고,

 

그렇다면 이 사건 합의서를 그때까지 발생한 치료비의 추가 청구나 누구나 쉽게 판단하기 쉬운 형사고소 등에 관한 합의를 넘어 후유장해에 따른 손해나 향후치료비에 관한 일체 청구권의 포기를 의미하는 부제소합의로 볼 수 없거나 그 범위를 넘는 범위에서 무효라 할 것이다.

 

<간단 논평>

 

이 사건은 공사업체가 큰 부상을 당한 근로자를 상대로 초기 병원치료비만 내주고 합의서를 받아낸 후 나머지 손해배상을 거부한 사안인데, 다행히 법원이 위 합의서에 관하여 부제소합의로서희 효력을 부정하고 추가 손해를 배상할 것을 명함으로써 억울함을 풀게 된 사건이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간혹 손해액 중 극히 일부 금액만을 지급하고 나머지 손해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소위 부제소합의서를 받는 경우인데,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유효한 부제소합의에 해당하는지는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부상이 커서 향후 치료비가 얼마나 들지 등 전체 손해액이 얼마나 될지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비교적 소액의 금액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유효한 부제소합의에 해당하는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은 합의서 내용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치료 초기에 합의에 이른 점, 전체 치료비나 후유장해에 따른 손해의 규모에 비해 합의금이 지나치게 소액에 불과한 점, 근로자가 중국동포로서 합의서의 법률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을 집중적으로 변론함으로써 위 합의서가 부제소합의로 볼 수 없거나 합의금을 넘는 범위에서 무효라는 판단을 받게 된 것!!

 

소송 중 피고 대리인에게, 원고에게 지급한 합의금이 6,991,970원으로 10원 단위까지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피고가 당시까지 발생한 원고의 병원비만 지급하고 합의서에 서명을 받아간 것 같은 데, 위 합의금이 당시까지 발생한 병원비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하자, 피고 대리인은 당시 현장소장이 이미 퇴사해서 알 수 없다고 답변하더라는~~

 

하여튼 공사업체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해 근로자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한 악의적인 갑질인데, 이번 판결을 통해 조금이라고 잘못을 깨닫게 되기를 바라지만... 어라, 항소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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