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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사례

[손해배상(의)][의료사고] 미국인이 명치 통증 호소하면 급성심근경색 의심해야! 그럼 한국인이 명치 통증 호소하면 소화기질환 의심해야 하나?

박기억 2018/11/11 조회 358

성남지원2008. 11. 26. 선고 2006가합 2670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9. 9. 24. 선고 20098408 판결

 

< 사안의 개요 >

 

1. 개인 택시를 운전하는 피해자(망인)는 운전을 마치고 새벽 4시경에 귀가하여 식사를 한 후 잠을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명치 끝 통증을 호소함.

 

2. 피해자가 아침 10:40경 인근 병원에 내원하여 명치 끝 통증을 호소하자, 병원 원장인 피고는 위장장애로 진단한 후 당일 오후 내시경검사를 하기로 하고 통증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링거액을 주사하고 찜질용 주머니를 망인의 배에 대어준 후 위 진경제인 알기론과 프로파주 1앰플을 주사함.

 

3. 피해자가 당일 12:00경 다시 심한 명치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자 담당 간호사가 피고에게 알렸고, 피고는 피해자에게 프로파주 1앰플을 다시 주사함.

 

4. 피해자가 당일 12:20경까지 계속 통증을 호소하였고, 담당 간호사가 이를 피고에게 알리자 피고는 12:21경 피해자에게 알기론 1앰플을 더 주사함.

 

5. 그런데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12:23경 누운 상태에서 구토와 경련 등의 심장발작을 일으켰는데, 피고가 인공호흡과 항경련제 등을 투약하고, 강심제 등을 투약하였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인근 대학병원으로 후송하던 중 피해자는 사망하였는데,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으로 추정함.

 

6. 위 사건은 의료사고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인데, 대한의사협회의 사실조회회신이 걸작이어서 이를 소개해 보고자 함.

 

< 의학교재(해리슨 내과학)의 내용 >

 

해리슨 내과학은 가장 권위 있는 의학교재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 의학도와 의사들이 가장 많이 보는 책으로 알려져 있는데, 위 교재에 의하면, ST분절 상승 심근경색 환자들이 가장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흉통이고, 전형적인 통증은 흉부상복부의 중앙에 위치하며팔 쪽으로 방사되기도 한다는 것임(해리슨 내과학 16, 1581면 참조).


그리고 위 문헌(해리슨 내과학 제1420)에 의하면, 심장병이 의심되는 환자 모두에게 반드시 심전도검사를 해야한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심전도검사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함.

 

< 이 사건 사고에 대한 3단 논법적인 귀결 >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1. 심근경색의 전형적인 통증은 흉부나 상복부 중앙(명치도 포함)에 위치한다는 것이 해리슨 내과학의 내용이고,

 

2. 피해자(망인)은 상복부 중앙의 통증을 호소하였고,

 

3. 그렇다면 의사로서는 일단 피해자가 혹시 급성심근경색일지도 모르겠다고 의심을 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았을까

 

< 대한의사협회의 사실조회회신 내용 >

 

원고(피해자측)가 대한의사협회에 의사의 진단 잘못을 확실히 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질문하였더니 위 협회는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습니다.

 

질문 1문헌(해리슨 내과학 16, 1581)을 보면, ST분절 상승 심근경색 환자들의 전형적인 통증은 흉부상복부의 중앙에 위치하며팔 쪽으로 방사되기도 한다는데, 맞는지요


(답변) 맞습니다. 그러나, 심근경색증은 흉통이 일반적이고, 소화기 질환은 심와부 동통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진단은 그 지역의 발생빈도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심근경색증은 흉통이 일반적이고, 소화기 질환은 해리슨 내과학책이 발간된 미국의 경우는 소화기 질환보다 심장병이 많이 발생하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심장병보다 위장병이 많이 발생합니다.

 

질문 2진료기록상 망인이 통증을 호소한 부분, 즉 망인의 압통점(壓通點, tender points)은 가슴 아래쪽 갈비뼈 사이에 있는 명치 끝부분에 표시되어 있는데, 맞는지요(답변) 맞습니다.

 

질문 3결국 위 문헌(해리슨 내과학 16, 1581)에 따르면, ST분절 상승 심근경색 환자들의 전형적인 통증은 흉부나 상복부의 중앙에 위치한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망인이 호소한 통증은 ST분절 상승 심근경색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통증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맞는지요.


(답변) 맞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심와부 동통이 있으면 소화기 질환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대한의사협회의 위 답변은 본인이 알고 있는 단순한 3단 논법에는 전혀 맞지 않아 보였는데이에 관하여 법원은?

 

< 1심 판결 > - 성남지원 2008. 11. 26. 선고 2006가합 2670 판결

 

1심 법원은 여러 가지 사유 중 진단은 그 지역의 발생 빈도를 고려해야 하는데 미국의 경우에는 소화기 질환보다 심장병이 많이 발생하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심장병보다 위장병이 많이 발생하므로 우리나라에서 심와부 통증이 있으면 소화기 질환을 먼저 생각한다.”는 위 회신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피고가 망인의 급성심근경색증을 발견하지 못한 데에 의사로서 통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함.

    

 

< 2심 판결 > - 서울고등법원 2009. 9. 24. 선고 20098408 판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의사의 과실을 인정함. 다른 내용은 생략

    

 

< 논평 >

 

위 사례를 소개하는 이유는 대한의사협회의 답변이 그렇게 신빙성이 있지는 않다는 점을 느꼈는데다른 분들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얘기가 아닐른지

 

결국 승소는 하였지만, 대한의사협회의 답변이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소송 중, 재판장께 이런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미국 사람이 명치끝 통증을 호소하면 급성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하고, 한국 사람이 명치끝 통증을 호소하면 위장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면, 아프리카 사람이 명치끝 통증을 호소하면 어떤 질병을 의심해 봐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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