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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험자동차 사고에 대하여, 가해자는 보험자의 구상권 행사에 응해야 하는지?

박기억 2020/10/29 조회 85


[문제의 제기]


교통사고를 냈는데, 무보험자동차란다. 

무보험자동차란 자동차보험에 전혀 가입되지 아니한 자동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인배상만 가입되어 있거나,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대인배상가 면책되어(예컨대, 무면허운전) 결국대인배상만 해당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피해자 측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금을 지급한 후 곧바로 가해자에게 구상권(엄밀히 말하면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하는데, 가해자는 이에 응해야 하는지?

 

결론은 피해자의 미보상손해액(피해자의 전체손해액 - 지급받은 보험금)이 가해자의 배상책임액(과실상계 후의 책임액)보다 크거나 같으면 보험자의 대위권이 허용되지 않는다. 즉 가해자는 보험사의 구상권 행사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사례 예시]


예컨대, 피해자의 총 손해액 10억 원(사지마비)인데,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금으로 지급받은 금액은 2억 원이고,

가해자의 책임비율이 70%인 경우,

가해자의 배상책임액은 7억 원임.


이러한 경우 보험자의 가해자에 대한 보험자대위권 행사가 허용될까?

이를 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총 손해액

1,000,000,000

지급받은 보험금

200,000,000

미보상손해액

800,000,000

가해자의 책임비율

70%

가해자의 배상책임액

700,000,000

보험자대위 가능금액

0

 

결론은 보험자대위권이 허용되지 않는다.

미보상손해액이 가해자의 배상책임액보다 크기 때문이다.

즉 가해자는 보험자의 구상권 행사에 응할 필요가 없다.

 


[상법 제729조 단서]

 

위 사례에서 가해자가 보험자의 구상권 행사에 응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상해보험에 있어서 보험자대위를 규정한 상법 제729조 단서가,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있는 경우에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그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않는 범위라는 것은 가해자에 대한 보험자의 대위권과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이 경합하는 경우 피보험자의 청구권이 우선한다는 것이고, 미보상손해액 범위 내의 권리는 피보험자의 온전한 권리이기 때문에 이를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 피해자의 미보상손해액은 8억 원(전체 손해액 10억 원 - 지급받은 보험금 2억 원)인데, 가해자의 배상책임액은 7억 원에 불과하여 피해자의 미보상손해액도 전부 전보하지 못하게 되므로, 만약 보험자가 가해자의 배상책임에 대하여 대위권을 행사한다면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이 침해되기 때문이다.

 


[현재 실무의 태도] 판결은 제각각~ 전문가 견해도 제각각

 

현재 판례는 제각각이다.

보험자대위가 허용될 수 없는 사건에서도, 보험자대위가 전부 허용된다는 판결과 전부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결, 그리고 일부만 허용된다는 판결 등 다양하다. 판사마다 위 법리를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얘기다. 심지어 대법원 판결도 위 법리에 반하는 판결을 한 경우도 보인다. 


재야 보험법, 손해배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법원 판결과 마찬가지로 견해가 나뉜다. 

이런 혼란한 법적용은 조속히 종식되어야 한다. 


관련 사건 판결문들을 분석해 보면, 보험자로부터 구상금 청구를 당한 가해자 측은 보험자의 구상금 청구가 위와 같은 법리에 반하여 부당하다고 항변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처럼 보험자의 구상금 청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다투지 않으면 그대로 인정된다. 


무보험자동차 사고는 피해자에게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한도금액(2억, 3억, 5억 중 가입자 선택)까지만 손해가 전보되고 이를 초과하는 손해에 대하여는 여전히 손해가 전보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도액을 초과하는 손해에 대하여는 가해자가 스스로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데, 피해자에게 손해를 전보하는 대신 보험자의 구상권 행사에 먼저 응하는 것은 위 법리에 반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위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미보상손해액의 산정방법이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46211 전원합의체 판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보상손해액은 피보험자가 지급받은 보험금을 가해자의 배상책임액에서 공제하는 방식(종전 대법원 판례)에서 전체 손해액에서 공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대법원이 비로소 '보험금은 보험료 납입의 대가'라는 사실을 인식한 판례 변경이다. 대법원의 판례 변경으로 미보상손해액이 종전보다 더 많아졌다. 당연한 것인데, 위와 같이 자리를 잡는데 오랜 세월이 필요하였다. 미보상손해액이 더 늘어났다는 것은 피해자의 보호에 좀 더 충실해 졌다는 의미도 되고, 보험자의 대위권 행사에 제한이 많아졌다는 의미도 된다. 


위와 같은 이해 위에  상해보험에 있어서 보험자대위에 관한 상법 제729조 단서의 의미, 즉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자 않는 범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 법리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위 사례에서 보험자의 구상권 행사를 기각하는 것이 맞다.

법원 판결도 통일되어 있지 않은 만큼 당분간 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종래 허용되던 보험자의 구상권은 추측컨대 70~80% 이상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보상손해액과 가해자의 배상책임액을 비교해 보면 보험자대위 허용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는 것인데...


오토바이 사고에 대하여는 무보험자동차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험자의 구상권 행사에 응할 것인지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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